시집-1그리운고향 지사리

이 비 내리고 나면(60)

goldenfiber 2008. 11. 24. 13:14

 

이 비 내리고 나면



헤아릴 수 없는 가을 날

맑게 입 다물더니

세찬 바람

차디 찬 빗방울 벗 삼아

가을 옷맵시

채 낼 여유도 주지 않는다


이 비 내리고 나면

예고된 후 폭풍 올 거다

두텁고 시원한 하얀 솜이불


수은주는 곤두박질 할 거고

발가벗은 나무들 

벌벌 떨고 있을 거다


이 비 내리고 나면

모두 긴 잠을 청해야 한다

하나하나 물어보지 않고

그들에 의해

자는 척해야 한다


그리고 

춥고 서러운 세월 지나

그 위세 서서히 잠들어 갈 때

기지개 키며

연두 빛 새날을 맞이하여

우리의 세상을 만들어 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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