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에서 극, 박쥐(Thirst)

영화'박쥐'를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평하기 전에 고민이 먼저 될 것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신부가 뱀파이어가 되어  살인을 해야하는 극과 극을 오가는 내용이 그렇다

뱀파이어가 된 신부가 등장하는가 하면

신부가 친구의 아내와 관계를 갖고,

사람의 피를 음료수처럼 마시기 위해 밤마다 피를 찾아 해매야 하는

그리고 송강호와 김옥빈의 과다 노출연기 논란 등......

감독 박찬욱은 제작 변을 통하여

'신부', '뱀파이어', '살인'의 문제를 들어 윤리와 구원, 폭력의 문제를 그렸다고 하나

어지간한 영화 펜이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공동경비구역’,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등 매 영화 개봉 때마다 관객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늘 심어주던 그 였기에

이번에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송강호(현상현), 김옥빈(태주) 주연, 김해숙(라여사), 신하균(강우) 그리고 양념으로 박인환(노신부), 오달수(영두) 등등

영화계에서 한가락씩 하는 연기자들이 출연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부인 현상현(송강호 분)은 사제로서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고만 있어서 하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괴로워하다가

해외에서 비밀리에 진행된다는 희귀병 백신개발 임상실험에 자원해서 참여한다.

그러나 실험도중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음을 맞게 되는데 정체 불명의 피를 수혈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되지만

그 피는 상현을 뱀파이어로 만들고 만다

붕대를 감은 채 귀국한 상현은 뱀파이어가 된 이후 피를 먹지 않으면 살 수가 없고,

사제로서 상상할 수 없는 육체적 욕구가 생겨남을 알고 혼자서 견디기 위해 자해를 해보지만 솟구치는 그 욕구를 벗어날 수가 없다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진 상현이 그가 괴력을 가진 기적적으로 살아난 신부라는 소문이 퍼지고 

그를 믿고 기도를 청하는 또 다른 신봉자들이 생겨나게되고 그 와중에 어릴적 고향친구이었던 강우(신하균 분)가 환자로 나타나고

그 아내 태주(김옥빈 분) 그리고 그 어머니 라여사(김해숙 분)를 만나게 되는데

강우 집에 초청받은 날, 강우의 부인 태주의 묘한 매력에 주체할 수 없는 욕정을 느낀다.

 

사실 태주는 어릴적 강우집에 의지하며 살다가 부모가 버리고 달아나자 라여사가 며느리로 맞아 들여 강우 부인이 되었지만

히스테리가 심한 라여사와 남자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무능력한 강우 때문에 끌어 오르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밤마다 허벅지를 찌르는 자해를 하면서 그 욕망을 억제해 오던 차에 상현의 묘한 분위기에 휩싸여

결국 라여사가 운영하는 한복집에서 관계를 갖고 태주와 깊게 사랑에 빠진 상현,

상현은 율법을 어긴 사제로서 스스로 신부이기를 포기하게 되고 둘은 더욱 대담해진 사랑에 빠지게 된다.

상현이 흡혈과 괴력, 피부상처가 바로 아무는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태주는 두렵기도 하지만

한번 문이 열린 욕정을 억제할 수 없었고, 강우의 친구인 영두와도 관계를 가지면서 욕망을 채우게되는데

상현의 괴력을 이용하여 아무 구실도 못하는 남편인 강우를 죽이기로 하고 음모를 꾸며 낚시하러 가자고 꾀어

결국 강우를 살해하고 만다.

남편 강우 살해 이후 악몽에 시달리게 되는 태주, 하지만 뱀파이어가 된 태주역시 피를 찾아 헤매게 되는데

상현의 경우 간접적 흡혈을 하는 것과 달리 태주는 무차별 살인을 통해 자신의 피에 대한 욕망을 채우기 시작한다

상현은 앞이 보이지 않는 노신부(박인환 분)가 상현이 괴력을 가진 뱀파이어 임을 알고 자신과 피를 섞으면

자신도 눈을 뜰 수 있을까 기대감에 자신도 뱀파이어가 되기를 원하지만 상현은 들어주지 않고 노신부를 살해하고 만다

한편 아들의 실종에 라여사는 충격을 입어 전신마비가 되고, 강우 실종자 사건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오자

둘은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처리하기로 하고 마작을 빌어 사람들을 모으고

마작 동료인 경찰서 과장과 영두(오달수 분), 영두 부인을 살해하고 마는데

상현은 신부로써 태주의 지속되는 살인에 괴로워하며 전신마비가 된 라여사와 함께 먼길을 떠나자고 하여

뱀파이어로써 생을 마감하려하지만 태주의 집요한 방해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가던 도중 잠시 차에서 내린 상현은 자신을 신봉하는 신자들의 집단 야외 숙소를 찾아가 한 여자를 강간하게 되자

그를 신봉하던 사람들로 하여금 비난과 돌팔매를 맞게되는데 이 장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송강호의 하반신 노출이 나온다.

해 뜨기 전에 사람의 피를 먹어야하는 상현과 태주

상현은 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살인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죽어야함을 느끼고

어떻게 하든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러 하고, 태주는 필사적으로 이를 저지하러하다

둘이 자동차 본릿에 앉아 재로 변하는 최후를 맞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난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끔찍하다

국내 영화에서 쉽게 등장하지 않는 잔인한 살인 장면과 목에 상처를 내고 그대로 피를 빨아 먹는 흡혈인간 상현과 태주,

그리고 포도당을 주입하는 링게를 이용하여 역으로 피를 빨아 먹는 상현,

냉장고에서 피를 꺼내 음료수처럼 마시는 상현과 태주

이 영화는 적나라하다

언론에서 논란이 있었던 김 옥빈의 상반신 노출과 정사 신, 보기 드문 남자배우의 하체 노출, 전라(全裸)의 남여,

그리고 칼에 찔리 상처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혈 

이 영화는 관념 파괴이다

영화는 영화라는 말에 부인을 할 생각은 없다.

현대판 흡혈귀도 그렇거니와

아무리 피를 잘못 수혈받은 신부라 하더라도 욕정을 채우기 위해 사제직을 저버리고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친구집에서 친구 부인과 섹스를 하고, 여 신봉자를 강간하는 신부, 피를 마시는 전제가 관념 파괴이다

 

하지만 신부로서 일말의 양심이 있었을 까,

뱀파이어가 되기를 간청하는 노신부의 요청을 살인으로 대신하고

직접 살인을 피하면서, 태주를 데리고 끝내 재로 산화하며 최후를 마치는 걸 보면...

아마 박 감독은 이 부분에서 신부로서 죄에 대한 구원의 메세지를 전하려 했을 법하다

이 영화는 김옥빈의 제2 출세작인 듯하다

김옥빈은 23세의 성숙미로 과감한 노출 신과 몽유병 환자처럼, 한편으론 호색녀로, 

그리고 살인자로 그 역을 톡톡히 해내면서 변신을 꾀한다. 

 

이 영화에서 박찬욱감독은 10년전의 약속을 지킨다

이 영화를 위해 송강호를 '공동경비구역' 촬영당시 미리 섭외했다는 후문이고 보면 약속은 확실히 지킨것 같다

더군나 '공동경비구역' 멤버였던 신하균도 ....

 

양념으로 나온 박인환과 오달수 그리고 김해숙의 모처럼 영화 나들이도 덧 보인다 

'박쥐'에 대한 칸 영화제 시사회에서 그 평이 크게 둘로 갈렸다는 현지보도가 실감나는 영화다

 

 (박쥐 홈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