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堂峰 문학활동

김약국 벽시계외 1(한국문학세상 2010년 봄호)

goldenfiber 2010. 4. 2. 10:39

 

1. 김약국 벽시계


가파른 60고개를 넘는 말초초침은

시간이 갈수록 헐떡 거린다


앞으로 둘 발짝

뒤로 한 발짝

한발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하기를

하루에도 수없이


80을 지나고

90을 넘을 때

온 몸을 뒤틀며 발버둥치다

반환점을 넘고서 한 쉼을 돌리지만

또 다시 닥쳐올 황혼을 걱정하며

하루에도 천사백 사십번의

숨가쁜 고비를 넘겨야 한다


맥박이 고르지 않는 이병

김약사는 고칠 수 없는 병일까



2. 금강 하구


쓸쓸하다 

을씨년스럽다 

썰물이라 감정은 더 더욱 메말라 간다


육지와 바다가 만나고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고

전라도와 충청도가 만나는

재회의 자리


서울사람들 놀래 킨

백호년의 강추위도


유유자적 금강하구를 떠도는

오리 떼에게는 아무런 장애가 될 수 없다


하얀 고깔 둘러쓴

주인 잃은 고깃배

갯벌에 배 깔고

오늘도 바다를 지키고 있다


만선의 꿈

그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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