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士 칼럼(신문)

알아야 면장하지

goldenfiber 2011. 7. 6. 13:10

 

2011년 7월 6일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

 

알아야 면장하지

김철모 / 시인


‘알아야 면장하지’라는 말이 있다. 방송매체와 통신장비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의 면장은 지역의 리더요, 만물박사였다. 맨 처음 공직입문을 면사무소에서 시작했던 필자는 당시 면장의 괄목할만한 활약상에 놀랐다. 관내 애경사는 물론이고 관내 어떤 일이든 다 상관(?)하며 앞장서서 주민을 이끌었다. 따라서 당시 면장은 말담이면 말담, 영농지식이면 영농지식, 관내 대소사에 다 참여할 뿐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함께 새마을 정신 등 박식하지 않으면 면장으로써 제 역할을 다 못했던 시대였다.

요즘 날만 새면 새로운 문명의 이기들이 탄생한다. IT강국의 명성답게 사이버 상에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카페와 블로그를 통해서 동호인과 학교 동창, 고향 선후배간에 소식과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아 이를 이용하는 일이 이제 하루 일과가 되어 버렸다. 그러니 TV나 신문은 물론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하여 새로운 정보를 얻지 않으면 어디 가서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 한때 삐삐로 사람을 불러 세우던 시대에서 지금은 너나없이 핸드폰은 기본이고 근간에는 스마트폰과 아이폰으로 손바닥 안에서 모든 정보를 다 얻을 수 있다. 뉴스에서부터 어지간한 메일 확인과 답장을 보낼 수 있고 고속도로 위를 달리면 정체구간과 지체구간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음악 감상이 가능하고 TV시청과 휴대용사진기는 물론 서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인 트위터와 페이스 북을 통해서 전국 어느 곳이든 서로의 안부와 매 순간마다 긴요한 정보도 교환한다. 그러니 스마트 폰 등장으로 한때 영화를 누렸던 MP3, 휴대용게임기, 소형 디지털 카메라, 개인용 비디오플레이어, PDA, 손목시계 등 10가지이상이 조만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래서 시쳇말로 PC와 핸드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사람은 문명인이고 아직도 핸드폰을 전화나 걸고 받는 정도라면 그 사람은 진정 부시맨이다. 더구나 한 술 더 떠 스마트폰과 더불어 테블릿 사용여부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얼마나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현대인과 원시인으로 갈라놓기도 한다. 그 옛날 면장이 몸으로 한 지역을 책임지던 시대는 지나고 요즘은 시대 흐름에 맞게 스마트 폰과 테블릿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주변 사람과 소통하는 사람이 진정한 현대인이 되었다. 7월1일부터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이 시작되었다. 단어도 생소하고 혀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용어들이지만 이를 다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사람이 현대인이니 앞으로는 ‘알아야 면장한다’는 말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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