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강자도, 영원한 약자도 없다
김철모 / 시인
엊그제 TV에서 중학교 시절 친구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학생이 청년이 되어 과거 일을 반성하면서 손목에 새겨 놓았던 문신 제거 시술을 받고 그동안 자기로 인하여 고통 받아왔을 친구들을 찾아 과거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장면이 방영된 적이 있다. 5~6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지만 찾아 온 친구 진정성을 열린 마음으로 쉽게 받아들이는 친구는 많지 않았다. 그만큼 끓어오르는 분노와 맞고 살아온 과거를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친구의 가정은 매우 불우했다. 술만 먹으면 아버지는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여 어머니는 결국 집을 나갔고, 할머니와 살게 된 그 친구는 애정결핍을 수없는 폭력으로 스트레스를 풀어 온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지금 자신은 뒤로 후퇴한 생애를 살아왔고 학창시절 절대자인 것처럼 생각한 것이 착각이었음을 이제 깨달게 된다. 자신이 결코 영원한 강자가 아니라 이제 약자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금년에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있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한 해이다. 정치세계를 보면 권력을 가진 자가 영원히 그 권력을 누릴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영원한 강자를 용납하지도 않고, 그것이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역사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오죽했으면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단어가 나왔을까. 정당한 방법으로 행하지 않으면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요즘 언론에서 보도되는 돈 봉투 사건 내용을 보면 또 알 수 있다.
또 하나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필름카메라만 있던 시절, 코닥이라는 회사는 무적처럼 엄청난 매출과 독자적인 기술력, 세계적인 위상은 감히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영광도 잠시뿐, 코닥은 다가온 디지털 사진 혁명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치명적인 위상하락을 맞았고, 최근 불거진 심각한 재정난과 경영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파산 보호를 신청한 것이다. 1880년 조지 이스트만이 설립한 코닥은 과거 아날로그 카메라 필름 시장을 이끌어왔고, 한때 지금의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꿈의 직장으로 불릴 정도로 지난 세기에 카메라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었으나 아날로그 카메라 필름 시장의 성공에 빠져 디지털 시대에 맞는 사업을 준비하지 못하여 결국 파산이라는 비운을 맞은 것이다.
요즘 매일 보도되는 학교폭력과 학생자살 소식이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학교 폭력은 개인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우리 모두의 무관심 문제라 본다. 1차적으로 가정에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다음은 학교와 관계당국이 함께 나서 이 아이들을 좀더 이해하고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학교 폭력문제를 강자도, 약자도 없이 해결해 나가는데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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