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士 칼럼(신문)

당신은 행복 하십니까?

goldenfiber 2013. 3. 12. 14:46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김 철 모 / 시인


느닷없는 필자의 이런 질문에 당혹하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아무래도 마음 한구석에 켕기는 것이 있어서일 것이다. 왜 자신 있게 ‘나는 행복하다’라고 답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어떤 이는 ‘이처럼 험악한 세상에 무엇이 행복하겠는가?’라고 반문하는 이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갤럽이 세계 14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2년 말 행복지수 설문결과에서 우리 한국이 97위라는 발표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작년 말 우리나라가 세계경제 순위 15위, 1인당 국민소득 2만 2,720 달러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얻어진 결과이어서 더 더욱 충격인 것이다.

 

이에 반해 행복한 국가 순위는 1위에 파나마, 파라과이(85%), 2위는 엘살바드로. 베네수엘라(84%), 5위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태국(83%)이 기록하였고 세계의 경제 강국이라는 미국은 33위, 일본은 59위를 기록하고 있음을 볼 때 결코 국가의 경제력이 인간의 행복을 좌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더욱이 충격적인 것은 잘 산다는 싱가포르의 행복지수가 148위로 조사대상 국가 중 꼴찌다. 물론 이 설문이 행복정도를 측정하는 절대적인 척도가 될 수 없다는 부분이 있고, 모집단도 15세 이상 1,000명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 질문도 단순하게 ‘어제 잘 쉬었다고 생각하는가?, 하루 종일 존중 받았는가?, 많이 웃었는가?’ 등등 5개 항목이다. 그렇다 하도라도 특히 물질문명의 발달에만 매달려 왔던 우리에게 행복은 물질적 만족보다 정신적 만족에 좌우 될 수 있다는 교훈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지금부터 17년 전, 일본에 출장 갔을 때 ‘일본이 그동안 경제발전에만 치중하다보니 정신적 문명이 물질적 문명을 따라가지 못해서 많은 사회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는다. 지금 우리는 그간 경제대국들이 겪어 왔던 정신적 충격을 반복하는 것이다. 요즘 자살이 우리나라가 세계1위를 차지하고, 층간소음으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가 하면 엊그제 우리 지역에서 가정 내 소외감으로 부모와 형을 주검에 이르게 한 사건이 있었다. 이는 물질만은 쫒는 상대적 빈곤에서 오는 박탈감이 자신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이고 이런 것들이 사회적 사건으로 잉태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 사회정의 실현과 함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에 앞장서야 하고, 각 단체들은 물질문명에 비해 따라가지 못하는 정신문명을 앞세우는데 노력해야 한다. 또한 각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는 교육을 철저하게 시켜야만 이 난국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3년 3월 12일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