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8일 전라일보 15면, '젊은 칼럼'
봄은 왔건만...
김 철 모 / 시인
지난 주말에 모처럼 전남 구례군 산동으로 산수유 꽃구경을 집사람과 다녀왔다. 그간 움츠렸던 어깨도 펼 겸 찾은 산수유 마을은 수없이 이웃 광양과 하동으로 매화와 벚꽃구경을 위해 오가면서도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던 곳이었다. 그래서 큰 두남을 누지 않았던 것인데 막상 와서 보니 찾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리산을 타고 내려 온 산수유 작은 꽃들은 노란 빛으로 큰 물결을 이루고 마을 앞개울을 지나며 목청 높여 봄소식을 몰고 온 개울물과 어울려 동양화를 그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더구나 매력적인 것은 마을 곳곳 돌담위에 비치되어 있는 산수유를 음미한 문인화들의 작품 전시는 일품이었다. 이 곳 산수유마을을 시로 표현한 노랫말과 여기에 간단하게 색감을 가한 문인화는 이곳을 찾는 내방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하고 남음이 있었고 마을 어귀에 자리 잡은 봄을 캠퍼스에 담는 길거리 화가들의 정겨운 모습은 잠시 어지러운 세상을 잊게 하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 곁에 다가 선 봄소식과 달리 아직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부분에서는 아직도 봄기운을 느끼지 못하고 차디찬 겨울의 한가운데 서 있는 분위기를 엿 볼 수 있어 마음이 아프다. 지난 2월14일부터 시작해서 엊그제 3월 25일 마친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한 ‘열린마당 희망투어’에 함께 했던 필자는 도내 곳곳을 찾으며 도민의 삶의 터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하고도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밝은 소식도 많았지만 우리 도나 시군에 미처 헤아리지 못해서 마음 아픈 부분도 있어서 자신의 반성과 함께 새삼 도 시책을 펴나감에 있어서 챙겨야 할 과제를 안고 돌아 온 기분이다. 더구나 예산으로 시책을 뒷받침해 줘야 하는 필자의 업무성격상 일선 현장에서 받아들이는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시책을 더 많이 지원해야한다는 중압감으로 다가서니 더욱 그렇다.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고 선출했던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은 박근혜 정부가 시작되고도 정부조직법 개정에 대한 실랑이로 한 달이라는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내고 말았다. 뭔가 달라지리라는 새 정부 출범시기인지라 할 일도 많고 챙겨야 할 일도 많았을 텐데 이런 정치권을 본 국민들은 희망보다는 가슴 답답함으로 다가섰으리라 생각된다. 더구나 이 때다하고 연일 쏟아져 나오는 북한의 도발 분위기는 새봄을 맞는 국민들의 염원을 아는지 모르는지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4월에 들어서는 시절, 하루빨리 섬진강을 타고 남쪽에서 불어 온 꽃바람처럼 우리 국민과 도민 모두에게도 꽃 소식이 환하게 피었으면 좋겠다.
'智士 칼럼(신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시빈목 (0) | 2013.04.12 |
---|---|
성과예산제도의 시범운영과 시사점(공공정책13.4월호) (0) | 2013.04.11 |
당신은 행복 하십니까? (0) | 2013.03.12 |
드라마는 시청자의 공분(公憤)을 먹고 사는가 (0) | 2013.02.18 |
여성대통령출범과 여성시대 (0) | 2013.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