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오페라 <루갈다>는
1800년대 우리지역 초남이 (현 완주군 이서면 초남이)에서 동정부부로 믿음을 지켜온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로
(사) 호남 오페라단에서 창작하여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천주교 전주교구와 JTV전주방송, 한국소리의전당이 함께 주최한 이번 창작 오페라 <루갈다>는
동정서약에서부터 동정 서약에 따른 문중의 반대와 부부간에 동정을 지켜내기위해 참아야 했던 고통, 천주교 박해에 따른 믿음과 배교의 갈림길에서 지켜온 믿음, 끝내 죽음으로 기꺼이 지켜낸 믿음이야기를 총 4막으로 제작,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이순이 루갈다는 1782년 한양의 유명한 양반 집안 이윤하 마태오와 권씨 부인(권철신의 여동생)사이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하였으며 1801년에 순교한 이경도 가롤로와 1827년에 순교한 이경언 바오로와는 남매간이다.
1795년 주문모 신부로부터 첫 영성체를 한 그녀는 동정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15세가 되던 해에 이를 어머니에게 고백한다. 이에 어머니는 주 신부와 의논하였고 주 신부는 앞서 동정생활을 결심한 양반가였던 호남의 사도 유항검의 아들 유중철과 1797년 혼인을 성사시킨다
다음해인 9월 이순이는 남편 유중철과 함께 시부모 앞에서 동정 서약을 맺었다.
허나 둘이는 오누이처럼 동정을 지키며 일생을 살겠다고 다짐했지만 여러번 유혹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기도와 묵상으로 이를 극복하였다.
신유박해가 일어나던 1801년 봄에 유중철 요한은 체포되어 전주 옥에 갇히고 그해 11월 동생 유문석 요한과 교수형에 처해지는데 당시 그의 나이 22세였다.
그는 죽기 전에 아내에게 쪽지를 써 보냈는데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는 누이를 격려하고 권고하며 위로하ㅗ. 천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한편 이순이 루갈다는 그헤 9월에 체포되어 전주 옥에 갇히게 되는데 루갈다는 옥중에서 언니에게 다음의 내용으로 서한을 보냈다.
"우리 다섯 사람은 모두 이구동성으로 천주를 위해 순교하자고 언약하고 철석같이 굳은 결심을 했습니다. ....... 날이갈수록 천주의 은혜와 은총은 쌓이고 우리 마음에는 신락(神樂)이 더해지며, 아무 걱정도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후 루갈다는 유배형을 받고 친척들과 함경도로 떠났으나 얼마 안되어 포졸들이 쫓아와 다시 체포되어 남편 유중철 요한이 떠나간 다음해인 1802년 1월 시어머니, 시숙모, 시사촌동생 등과 함께 전주 숲정이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하였으니 당시 나이 20세였다.
"한국 순교사의 가장 찬란한 진주"
한국 초기 교회사의 전문가이었던 다블뤼 주교의 이 한마디는 동정부부로 알려진 이 루갈다와 유 요한의 기적 같은 삶의 아름다움과 언제까지난 시들지 않는 그 사랑의 꽃을 잘 표현합니다 ('동정부부 순교자 이순이 루갈다 옥중편지' 책자 발간에서 천주교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의 격려사)
서양에 로미오와 줄리엣 사랑이 있었다면 동양에는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 이야기를 회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한발짝 앞서가는 믿음만으로 동정을 지켜낸 부부간의 사랑이 바로 이순이 루갈다와 유중철 요한의 숭고한 사랑이야기이다.
하느님과 약속, 부모님과 약속 부부간의 약속, 이 모두를 지켜온 사랑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이야기이자 끝내 순교로 그 절정을 이루는 이야기로 고금을 통해서 쉽게 접하지 못할 이야기 인 것이다.
1801년 3월 신유박해 중 시아버지 유항검과 남편 유중철이 체포된 뒤 10월 18일 국청에서 사형이 선고되어 전주로 환송되자
같은 해 10월 22일 이순이 루갈다도 시댁 식구들과 함께 체포되어 전주옥에 갇힌다
같은 해 10월 24일 시아버지 유함검이, 11월 14일 남편 유중철 요한이 각각 순교한 후
1802년 1월 31일 이순이 루갈다는 시어머니 신희, 시숙모 이육희, 시사촌동생 유중성 마테오 등과 전주 숲정이에서 참수형으로 순교한다.
제작진은
예술총감독 조장남, 작곡 지성호, 대본 김정수 전주대 교수, 연출 김흥승, 지휘 이일구 등
출연진은
루갈다에 박현주, 신승아, 고은영, 요한에 이승묵, 강훈, 이규철, 주신부에 김동식, 조상현, 형관에 이대범, 유항검에 오두영, 도창 방수미, 김금희, 권씨에 이은선, 권수빈
문중 정성현, 남정네 이하린, 그리고 피아노 김초롱 등이다
한국적 정서를 오페라를 통해서 성악으로 관객들에게 대사와 메세지를 전달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창작 오페라 '루갈다'는 판소리를 도창으로 가미하는 시도를 통해 딱딱한 오페라 분위기를 가시게 하면서 숭고한 이순이 루갈다 동정부부의 믿음의 메세지를 과감하게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4년간의 사연을 단 2시간 분량으로 전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성악을 통해 대사를 전하는 것이 다소는 생소하기도 하고, 조선조 후반기 역사적 사건을 성악으로 전한다는 것이 다소 무리라 생각 했건만 그 우려와 염려를 불식하고 장엄하게 공연을 마쳤다
물론 대사를 정확히 이해 못하는 관객을 위해 한글 자막은 또 다른 배려라고 해야하나...
여하튼 이번 무대에 올린 창작 오페라' 루갈다'는 절반의 성공이 아닐까 비 전문가적인 후일담이다.
수도권을 공략하는 전략과 나아가 해외로 진출을 기대해 보면서 소품에 대한 고민도 있어 보인다.
다만, 스토리 자체가 종교적 의미에서 출발하다보니 기도하는 장면이 너무 자주등장하고 믿음만을 강조하다보니 천주교 교우들이야 이해하고 호응하지만
지나친 종교적 냄새는 일반 대중을 상대한 공연으로서는 한계가 있어보여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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