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을 찾아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 졌다 하여 오봉산이라 명명된 오봉산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완주군 구이면과 임실군 운암면, 신덕면 사이에 위치해 있다.
전주를 출발하여 순창방향으로 확 트인 4차선을 타고 가다 보면 두번째 터널이 나오는데 두 번째 터널을 막 지나 백여교차로에서 내려 백여 주유소 앞에서 소모마을, 오봉산정 쪽으로 좌회전하여 올라가면 된다
이 산을 육산과 골산을 한데 갖춘 산이라고도 하는데 오를수록 운치가 있어 보인다.
서쪽으로는 멀리 793m의 어머니산인 모악산을 바라보고, 북으로는 660m의 경각산을 배경으로, 벗으로 치마산을, 앞으로는 옥정호를 안고 있어 풍수지리를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배산임수형(背山臨水型)이 분명하다.
모처럼 사무실에서 벼르고 벼르다 날을 받아 정했지만 장마가 채 가시지 않아서인지 현지로 가는 길에도 보슬비가 약간 내색을 하다 말았다.
사무실 총원이라고 해야 고작 13명, 그래서 여기에 가족들은 가능한 같이 참여하기로 했다.
애들까지 같이 동참한 식구도 있고, 나처럼 집사람만 참여한 가족, 그리고 홀로 오로지 솔로를 고집하는 직원들도 있다.
하지만 모처럼 마련한 자리이고 가족과 함께하는 산행이야말로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고
더구나 받쳐주는 것은 한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구름으로 가득 하늘을 메운 상태에서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우리 일행들의 행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봉산정에서 1시간 남짓 오르는 오봉산 정상은 가는 길에 크지는 않지만 작은 계곡을 몇 번을 횡단해야 하고 계속해서 햇빛 한점 없는 숲속으로 빠져 들어가야 한다.
더구나 장마의 끝이라 그런지 흐르는 물소리가 요란스럽다 .
정상이 가까워지자 이번에는 산 중턱에 걸친 운해가 우리를 반긴다.
보이지 않는 태양은 초복이 지나고 대서를 하루 앞둔 한 여름의 날을 더욱 달궈 모철므이 산행하는 우리들에게 물 흐르듯 하는땀을 주체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 같았다.
때 맞춰 보슬비인지 구름인지 구분 못할 정도의 산 정상의 운해는 우리를 시원스럽게 맞이하여 준다.
헉헉거리는 숨을 몰아쉬며, 두어번 숨고르기를 시도한 우리일행은 정상을 향해 인내심을 다해 본다.
오봉산 표석이 기다리는 곳, 정상 513M
(구름 속이라 뒤로 펼쳐 있는 오봉산 줄기가 보이지 않는다)
구름위에 선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떠 있는 듯, 손오공의 여의봉을 타고 하늘을 나르는 듯..
그러나 아쉽게도 오봉산을 둘러싸고 있는 옥정호의 비경을 볼 수 없었다.
잠시 기념 촬영을 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옥정호의 굽이굽이 물길이라고 볼 수 있었더라면 잠시 휴식의 시간을 길게 잡을 수도 있으리라만 자연은 우리에게 복을 다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나중에 기여히 훤한 날 다시 찾아와 옥정호의 뽐내는 자태를 다시 보리다.
다시 올 것을 오봉산에 기약하고 내려올 때는 오르던 길을 뒤집지 않고 잠시 우회해서 내려온다
오봉산은 그동안 운동 부족으로 힘들어 하는 우리에게 내려오는 길이 더 완곡하여 다행 스럽다.
하산하여 기름기 싹 뺀 바비큐에 소주 한잔, 그리고 취중에 춤추듯 족구 한 게임하고 나니 막걸리 취기가 온 몸에 퍼지는듯 온 몸이 쑤시고 만사가 귀찮다.
2006.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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