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지금

작은 아버지의 팔순잔치

goldenfiber 2006. 10. 1. 09:32

 

인간의 수명은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나고 있고

그 삶 또한 윤택되어 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찍히 공자는 유가의 경전인 논어의 위정편에서

'子曰吾十有五而志于學하고 三十而立하고 四十而不惑하고 五十而 知天命하고 六十而耳順하고 七十而從心所欲하되 不踰矩'라 하였다

 

이는 공자가 말하기를

'나는 15세에 학문에 듯을 두었고, 30에 확고히 섰고, 40에 의혹되지 않고, 50에 천명을 알았고, 60에 귀가 순해졌고, 70에 마음이 하고 싶은 바를 빠르더라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 하였다

 

이는 물론 단순한 나이가 아니라 남자로 태어나서 해야 할 일을 적시 한 것이지만 당시의 나이 70이면

극노인에 속함을 알 수가 있다

 

또 인생 70을 두고 중국의 시성 "두보"는 '곡강'이라는 7언 율시에서


朝會日日典春衣(조회일일전춘의)
조정 일 마치고 돌아오면, 봄옷을 전당 잡혀

每日江頭盡醉歸(매일강두진취귀)
날마다 강가에서 몹시 술에 취해서 돌아온다

酒債尋常行處有(주채심상행처유)
외상 술값은 간 곳마다 으레 있지만,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
인생이 칠십을 사는 경우는 예로부터 드무니

穿花蛺蝶深深見(천화협접심심견)
꽃의 향을 파고드는 나비는 깊은 자연의 섭리를 보게 하며

點水蜻蜒款款飛(점수청연관관비)
물위를 스치는 잠자리는 봄을 즐기며 날고 있음은

傳言風光共流轉(전언풍광공유전)
우리에게 바람에 불리는 봄빛이 인생과 함께 흘러감을 전하여

暫時相賞莫相違(잠시상상막상위)
잠시라도 봄의 경치를 감상함에도 서로 뜻을 같이(어긋나지아니함)함이라

하였다

 

그만큼 사람 나이가 70을 넘기기가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고

그래서 그 옛날에는 회갑잔치가 성행했다

회갑이 넘고 70이 되어  

칠순잔치에는 '고희'라해서 많은 사람들이 축하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의학의 발달과 의식주 해결등 삶의 행태가 바뀌면서 인간의 수명은 날로 늘어 나고 있어서 이에 따른 정부차원의 노인복지 정책과 가족구성 방식도 바뀌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웰빙식품, 웰빙주거공간, 웰빙체조 등 웰빙에 대한 관심은 이제 사회적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만큼 모든 것을 웰빙에 연관짓고 있다

 

9월이 마지막 가는날

막내 작은 아버님의 팔순연이 시골 댁에서 열렸다

 

본래 할아버지는 8남매를 두었는데 아들 4형제에, 딸을 3자매 두었다.

 

지금은 아버지의 동생중 둘째와 셋째가 먼저 세상을 뜨고

그중 시골 같은 동네에서 평생을 같이 살고 있는 막내가 팔순을 맞은 것이다

 

 

막내 작은 아버지는 딸부자집이다

딸 여섯에, 아들 하나이니 그 시절에는 아무래도 할아버지와 할머니한테 많은 눈치밥을 먹으면서 세월을 보냈으려만은 지금은 아버지 7남매중에 제일 맘편한 가정을 이끌고 있다

 

시골이 그렇듯 기거시설이 열악한 상태에서 그동안 지내오다가 거년에 작은 아버지는 거금을 들여

새로 주택을 마련하였다

 

그 언제부터인가 딸 낳아야 비행기 탄다는 말이 이제 증명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들 많은 집 치고 우애하는 집 많지 않고,

딸 많은 집이 우애하는 걸보면

전에 딸 많이 낳은 집이 부러워 보인다

 

요즘 결혼에 있어서 여성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그 값이 치 솟을만큼 치솟은 것처럼

그 희소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래서 신부감을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세상이니 이제 우리민족을 백의민족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이 또한 연구해봐야 할일이 되었다

 

이번 팔순연은 각종 세시풍속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듯

팔순잔치의 색다른 모델을 제시히고 있어 또 다른 우리 풍습의 새로운 태생을 예고 했다

 

행사 시작도 오후 4시에 시작하거니와

시골마당에 출장부페를 불러 식탁을 꾸며 둘레둘레 의자에 앉아 진행이 되었고

오전부터 불을 담군 돼지 바베퀴는 특유의 분내를 풍기며 하루종일 재주를 부리고 있었다

 

지난주 급조한 헛청이 무대가 되고

단순한 밴드가 아니라 각설이는 초청하여 행사진행겸 공연을 이루니 이또한 또 다른 변화 아닌가

 

더구나 마당에 원탁을 깔아 놓으니 있는 사람들의 가든 파티에 비할 수는 없어도

야외에서 주변의 산과 나무들과 어루러져 시골 특유의 운치가 있어 또 좋다

 

 

맏내동생의 팔순잔치에 같은 동네에 기거하는 아버지는 92세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당연 초청대상이다

시종일관 '뭔놈의 잔치가 장만도 하지않고 그것도 오후 해 다 넘어 가는 시간에 시작하냐'며

세상살이 변화를 쉽게 받아 들이지 않는 분위기 였다

 

그리고 같은 동네에서 같은 연배를 살면서 생사 고락을 같이 하는 백발의 작은 할아버지(86세)도 막내 조카  팔순의 축하객으로 참석했다

여느 집이나 마찬가지지만 시골의 대소사는 단연 집안어른이 먼저이고 연장자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집안 어른들- 좌측으로부터 아버지, 작은 할아버지, 광덕리당숙, 상서당숙) 

 

오후에 시작된 팔순잔치는 마침 하늘까지 구름을 드리우고 도와주어서

 저녁 늦게까지 선선한 가운데 동네 사람들과 어우러져 이어졌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이런 잔치에는 장구가 등장하고

모두들 그 장단에 맞춰 일명'도고대(절구- 전라도에서는 도고대라 함)'춤을 모두 나와 추었을 법 한데 세상의 흐름만큼이나 시골의 팔순잔치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작은 아버지가

이제 산수(傘壽)를 맞아지만

앞으로 미수(米壽) 아니 백수(白壽)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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