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사랑

작은 놈 연합고사 보던 날

goldenfiber 2006. 12. 13. 12:53

12월에 들어서 집안에 큰 행사를 두번 치루게 된다

 

지난 주  큰애와 이별을 한지 1주일정도 흘렀으까

둘째 고입 연합고사가 12. 13일 오늘 치뤄졌다

 

그 옛날 우리네 부모들이 자식 키우는데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 홍역등 질병과 싸움이었지만

지금은 변한 세상만큼이나 고입과 대입시험이 거쳐야할 과정이자 가장 큰 집안의 행사가 되고 말았다.

 

큰놈과 5년하고도 8개월 차이 터울인 작은 놈이 태어나게 된 것은

맞벌이라서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우리 부부 때문에 큰 놈이 어릴적 늘 외로워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가 의기투합하여 딸 하나 만들어 보자고 만든 작품이었는데 정성이 부족했는지

덜렁 고추달고 태어나 우리 집은 늘 어머니 혼자에 아들만 셋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딸 낳기를 빌어 만든 작품이어서 인지

무뚝뚝한 큰놈과 달리 애교와 잔정이 많다

 

그런 아이가 벌써 중3을 마치는 연합고사라니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큰 시험을 앞두고 옆짝과 이 촌놈은 또 다른 걱정이 하나 생겼었다.

 

다른 애들보다 빼어나게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지 윗 형이 군대를 간다고 들떠 있을 때, 작은 이놈도 조금은 동요가 있는 것 같아서 였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12시 넘었는데도 무슨 둘간에 할 애기가 많은지

자다말고 이야기 소리가 나가 보면 둘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속닥 속닥이다

 

그래서 큰놈 입대하는 날도 작은 애를 데려가지 않았다

저는 학교 선생님에게 이야기 하고 가면 된다고 졸랐지만

현장에서 입을 마음에 상처로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시험을 잘못 치르면 평생을 후회하지 않겠는가

 

큰놈이 떠나가고

큰놈의 옷 소포가 부대에서 왔는데도 일부러 그 소포를 보여주지 않았고 그 자취도 없애버렸다

그 결과인지 다행이 작은 애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아 그동안 한숨 놓았던 터라

시험 결과가 어떻든 차분한 기분으로 시험이나 잘 치렀으면 좋겠다.

 

중 3의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옛날 촌놈의 어릴적 모습을 생각해보면 그 때가 좋았던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공부라기보다 인생역정을 지고 살며 엄청난 스트레스에 쌓이는 것이 당연하다

 

70년대 초반 촌놈이 시골에 살고 있을 때

시골의 농사일에 중 3이 어디 따로 있고, 수험생이 어디 따로 존재하였는가

 

한참 바쁠때면 부짓갱이라도 손을 빌린다는 것이 시골의 인심(?) 이었으니 말이다

힘은 부족하지만 가을 걷이에 모두 동참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 놈의 책만 보고 있으면 밥이 나오느냐, 돈이 나오느냐....  

 

요즘 학생들은 공부하는 학생이 아니고 공부 일을 하는 노동자가 되어 버렸다.  

꽉짜진 하루 일과를 제대로 소하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교 공부가 전부가 아니라 하루 공부의 시작에 불과하고 

맞춤 학원을 찾아 이곳 저곳을 찾아 헤매야 한다

 

부디 그동안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고,

지가 원하는 고등학교에 배정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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