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캠프!
부자가 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캠프인가요?
이런 질문이 있을 것 같아 먼저 한자로 정리한다.
부자 캠프란
부(父)자(子) 지간에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 가는 캠프다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가슴에 둔 이야기를 나누며
스키쉽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간에 지금보다도 한발짝 서로 다가서는 계기를 만든다는
취지하에 마련된 행사의 제목이다
고 1학년, 둘째 아들
사춘기이자 한참 수능준비로 입학하자 마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을 나이다
학교에서 주관하는 부자캠프에 맘 먹고 신청을 했지만
조상님도 무심하시지 금요일 오후에 떨어진 오더는 첫날부터 참여할 시간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먼저 집사람을 부자캠프에 선발대로 참여시키고 오후 4시경에 선운산 캠프에서야 합류하여
우리 집은 부모자(父母子)가 참여한 부모자 캠프이자 가족캠프가 되어 버렸다
청소년 상담 교육과
동호 해수욕장에서의 부자간 한편이 되어 4조로 나눠 치뤄진 축구경기
그리고 아들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꾸리기
숙소에서 이어진 레크레이션
자신의 삶을 뒤 돌아 보는 촛불의식
그리고 부자간에 편지 쓰기
다과로 첫날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하고
다음날은 고행의 길인 선운산 산행이 3시간동안 진행되었고
이틀간의 피로를 잊는 사우나에서 부자간 서로 등 밀어주기를 마지막으로 부자 캠프는 막을 내린다
전주 해성고등학교 자체에서 기획하고
선생님들로 강사가 구성된 캠프운영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이 현장을 진두 지휘한다
자식이 태어나면 1촌 관계가 된다
그러다가 사춘기가 되면 2촌이 되고
군대를 다녀오면 4촌이 되고
장가나 갈라 치면 사돈내 8촌이 된다고 한다.
부자간에 편지쓰기 시간에 이런 내용의 편지를 촌놈은 아들에게 보낸다
'사랑하는 아들 준석에게!
엇그제 유치원에 다니는가 했더니 벌써 고등학생이 되었구나
유치원 시절
유치원에 가기 싫어 엄마 치마폭을 붙잡고 메달려 엄마의 출근길을 저지 했던 시절이 네게 있었고
어느날은 엄마가 퇴근 후 바로 유치원에 가서 너를 찾아 데리고 나올때
그리 늦지 않은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네가 한 말이 엄마와 아빠의 가슴을 울렸단다
"엄마는 왜 이렇게 늦게 오는 거야?
다른 애들은 엄마가 일찍와서 다 데려갔는데 맨날 왜 나만 혼자 유치원에 남아
이제나 저제나 엄마 오는 가 눈이 빠지라고 기다리는 것도 지쳤단 말야
엄마! 다른 애들 엄마처럼 엄마도 빨리 올 수 없어?
나 유치원에 오기 싫어"
그러던 네가 벌써 고1이 되었구나
다른 집 엄마들은 집에 있어 애들을 오전반에 편성하여 점심 때 쯤이면 데려가고
교사인 엄마들은 아무래도 퇴근 시간이 엄마보다 빨라 친구들을 네보다 이른 시간에 데려가니
남아 있는 것은 너 뿐인 것을 왜 엄마가 모르겠니
그래서 엄마는 준석이에 대해 얼마나 마음 아파 했는데...
오늘 일도 그렇구나
아빠가 맘 먹고 네와 함께 부자캠프에 참여하여 모처럼 우리 아들과 시간을 함께 하려는 것도
금요일 오후에 떨어진 오더로 아빠 사무실에 사정이 생겨 이렇게 늦게 합류하고 ....
미안하다 아들!
그러나 아들도 아빠 이해하지?
잠시 늦었다만
우리 아들과 축구도 하고, 레크레이션도 하고
지나 온 자신의 과거를 둘러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오늘 레크레이션 시간에 네가 뽑혀 각설이로 분장하고 음악에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
우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대견스러웠는지 모르겠다.
또한 낙조대와 천마봉까지 오르기 까지 땀도 많이 나고 힘들었지만 아들과 함께 오르는 정상의 기쁨은
여느 때와는 아주 색달랐단다
사랑하는 아들!
지금 네가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아빠는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 길은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길이고
이것이 나중에 커서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네가 살아가는 위치를 정하는 것이란다
지금 조금 힘들어도 참고 견디어 나중에 큰 인물로 커 나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들 자신감을 가져라
모든 것은 자신감에서 나오고 자신감에서 공부도 잘 할 수 있단다
그리고 또 하나의 부탁은 공부할 때와 놀 때를 확실히 구분하여 행동 했으면 좋겠다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노는 것도 아니라면 백날 노력해도 아무 효과가 없단다
집중력이야 말로 적은 시간에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
아들!
이제 무더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구나
올 여름 방학을 알차게 보내기를 바라며
몸 건강하게 공부 열심히 잘 해주었으면 좋겠다
아들 사랑한다!
- 아들을 사랑하는 아빠로 부터-'
촌놈의 경우도 아버지와 아들간에 대화가 없는 건 분명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밥상에 마주 앉는 시간이 불과 10여분
아침이라 이런 저런 주문도 못한다
' 많이 먹어라'
'영양보충제 챙겨 먹어라' 가 전부다
그리고 저녁
학교에서 자율학습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10시 반쯤
잠시 자식과 아버지간에 상면의 시간이 찾아온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다시 학원으로 떠나야 하는 아들과 또 생 이별(?)을 해야 한다
이것은 그래도 다행한 일이다.
사무실에서 늦거나 모임이라도 길어 늦어지면 그날은 아들과 부자간 상봉은 이산 가족만큼이나 어렵다.
불과 이틀간이라는 짜여진 시간의 굴레속에서 부자간 움직임이었지만
이번 부자 캠프를 통해서
오랜만에 같이 있을 시간이 많았고, 아들과 대화도 많이 했다
손도 잡고 서로 마주보는 기회도 많았고 힘든 산행도 인내심으로 견디며 둘이서 다녀왔다
이번에 참여한 부자 캠프가 당장 얻어지는 것은 없다지만
이번 부자 캠프를 통해서 작은 싹이 트이었으면 좋겠다
친구같은 아빠,
맘 속에 있는 얘기를 터 놓을 수 있는 형 같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거다
부자(父子)캠프가
먼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하는 부자(富者)캠프가 될 것 같다
아들과 아빠가 함께하는 친선축구(우리팀이 1등)
석양을 등지고 저녁
아들이 각설이가 되어
촛불의식
아들과 아빠간에 편지 쓰기
낙조대에 오르고 천마봉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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