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선유도

goldenfiber 2006. 6. 4. 19:46

그날은 유난히도 해무가 심했다.

전주가 33도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서해의 시원한 바닷바람이 옷깃을 파고 든다

지난번 외도 갔을 때도 겉 옷을 가지고 간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차에

이번에도 얼마나 천만다행인지 모르겠다.

역시 바다는 시원하다.

아니 시원하다기보다 찬기를 느긴다.

 

오후 1시에 군산여객선 터미널을 출발한 로얄퀸호는 1.2층으로 관광객을 가득 실고  떠난다

내항에서 외항을 거쳐 새만금의 발원지(?)인 비응도까지 빠져 나가는데 40분이 걸렸다.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가기를 30분남짓...

 

서서히 군데 군데 섬이 보인다.

고군산군도의 시작이다

횡경도와 방축도 그리고 대장도, 장자도, 선유도로 이어지는 섬들의 행진

2시 45분에 하선이다

선유도에서 1시간의 자유시간(3시 50분 승선)

 

유람선 3척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일시에 쏟아지자 조용하던 선유도 가득찬 기분이다

이미 정박한 관광객들은 선유도 유람을 위해서 자전를 타고, 오토바이를 타고,

오토여운기를 타고 갑자기 동남아에 관광가서 봄직한 모습이 전개된다.

 

우리 일행은 미리 예약한 사람처럼 봉고에 몸을 실었다.

11명이나 되는 인원이라서 2인용 자전거도 오토바이도, 오토여운기도 쉽게 우리 차지가 되지않는다

좁디 좁은 외길 도로를 구수한 입담과 함께 선유도의 곳곳을 곡예 운전하는 아저씨가

아마도 술먹고 운전면허를 땄 것 같다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운전할 수가 없어서 말이다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지난번 외도의 1시간 반이 너무 짧다고 생각했는데

선유도의 1시간은 이건 그냥 맛만 살짝 보란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와서 골마리 끌러 놓고 차분히 보란둣이 말이다

 

3시50분 승선

승선을 재촉하는 기적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다급해 진다.

승선해서 보니 출항할 때 선유도까지 자리 잘 잡고 왔던 2층 우리 자리가 벌써 임자가 바뀌었다

완전히 닭쫓던 개 된 형국이다

 

2층으로 1층으로 배회

 

돌아오는 시간동안 나가던 때와 달리 바깥기온은 더 더욱 차가워진다.

2층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바람을 피해 움츠리고 있다

그러나 지하1층의 나이트에서 흘러나오는 각설이와 어울림 한마당에서는 술기운을 떨치기 위해 아직도 음악소리가 요란하다.

옛날 관광버스에서나 봄직한 엉덩이 춤,도곳대 춤이 이곳 유람선에서는 아직도 신식 춤의 유행을 타지 않는다.

 

이내 출향때보다 더 짙어진 해무가 가득한 바다를 1시간 40분 달려 5시 40분에 군산내항에 다시 도착한다

 

해무만 없었더라면 기가 막힌 절경들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데 아쉽다

그러나 다행이 오늘은 용왕님이 많이 참아 주셨는지 서해의 물결이 잠잠하다

집사람은 미리 겁먹고 귀미테까지 붙이고 승선했는데....

 

여전히 여객터미널이 위치한 군산내항은 시원하다

06.06.03

 

 

선상에서

 

일행들과 한 컷

 

장자대교 위에서

 

 

배 꼬리?

 

선유도 망주봉, 여기엔 폭포도 있고 물도 흐른단다.     비 올 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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