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장마가 걷히고
긴 무더위가 시작되더니
이제나 저제나 그 끝을 보일까 고대했던 지난 시간
그 끝을 보이기도 전에
마의 8월을 접고
가을을 한웅큼 가지고
환희의 9월이 나타납니다
예년에 보이지 않던
그리도 모지락스럽던 지난 8월의 강렬한 불볕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내 품는 8월의 열기
그나마도 살기 힘들어서
지칠대로 처진 우리들을
열대야 홍두깨로 더 더욱 길거리 몰아 세웠습니다
그 언제부터 인가
아침 저녁으로 몰래 숨어든 가을의 여신
몸 드러낸 옷깃 여미곤
우리를 가을과 사랑에 빠지게 인도합니다
늘 그렇듯이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면
그렇게 힘들었던 지난 시간도
젊은 시절의 애잔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처럼
속없이 추억으로 솔솔 피어 오르는 것은
부족한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코스모스 제 철을 만나고
온 들에 들국화 앞세우고 들꽃 만발하여
그리움에 달궈진 달맞이 꽃 흥분되어 절정을 이룰때
우리는
푸른 8월을 접고
황금색 9월을 맞으며
또다시 사랑을 시작해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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