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언부언

8월을 접으며

goldenfiber 2006. 8. 31. 10:54

지루한 장마가 걷히고

긴 무더위가 시작되더니

 

이제나 저제나 그 끝을 보일까 고대했던 지난 시간

그 끝을 보이기도 전에

마의 8월을 접고

가을을 한웅큼 가지고

환희의 9월이 나타납니다

 

예년에 보이지 않던

그리도 모지락스럽던 지난 8월의 강렬한 불볕

밤 낮을 가리지 않고 내 품는 8월의 열기

그나마도  살기 힘들어서

지칠대로 처진 우리들을

열대야 홍두깨로 더 더욱 길거리 몰아 세웠습니다

 

 

그 언제부터 인가

아침 저녁으로 몰래 숨어든 가을의 여신

몸 드러낸 옷깃 여미곤

우리를 가을과 사랑에 빠지게 인도합니다

 

늘 그렇듯이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면

 

그렇게 힘들었던 지난 시간도

젊은 시절의 애잔한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처럼

속없이 추억으로 솔솔 피어 오르는 것은

부족한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코스모스 제 철을 만나고

온 들에 들국화 앞세우고 들꽃 만발하여

그리움에 달궈진 달맞이 꽃 흥분되어 절정을 이룰때

 

우리는

 

푸른 8월을 접고

황금색 9월을 맞으며

또다시 사랑을 시작해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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