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흐름 만큼이나 맥없는 글만 남겼다
지난 8개월 전 문을 연 촌놈의 방은
수많은 사람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수없는 사연들을 담아 살찌우면서
이제 풍요한 들판을 보며 마음 든든한 농부의 맘처럼
먹지 않아도 배부른지 모른다
쓸데없는 소리로 양을 채우고
보이는 대로 마구 적어 본다
그리고 앵글에 들어 오면 찍어 댄다
말이 풍년을 이루고
내용없는 말장난이 성을 쌓고 있지만
자연과 촌놈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군상들이
나의 벗이고, 나의 친구들이다
얼굴은 모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나의 대화 상대고,
나의 사이버상의 글 벗이다
대문없는 블로그에 자유 자재로 들어 다닐 수 있는 권리를 주었고
아무런 제재없이 토론의 장이 열린다
내 의견이 맞으면 어떻고
그대의 말이 옳으면 어떠리
뱉어 낸 수백만 단어에서 우리가 통하고
우리가 공감하면 되는 것을....
북풍 몰아 부치는 한 겨울에 출발하여
아지랑이 피어 오르고
개구리 합창 소리 노래 부를때
고향의 향내를 피웠고
녹음이 서서히 짙어가고
발가벗은 나무들이 푸른 옷을 입을때
찾아 오는 더위만큼
뜨거운 입김을 품어 냈었다
그리고
돈 없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안겨준 긴 장마와
예년에 없던 지루한 찜통의 더위와 열대야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친 육신을
가누지도 못하다가
잠시 조는 사이
아침 저녁으로 찾아 든 찬바람으로
옆구리 시려 놀라 눈을 떠 보는 순간
어느 내 몸은 훌쩍 가을에 깊숙히 빠져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될지
앞으로 어느 세월만큼 세어야 할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사람되어
그러면서도 가야하는 촌놈이 자유다
200회 기념
이름은 거창하지만
내용도, 실속도 없다
말그대로 실체는 없고 허상만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쏟아내는 말,말,말 중에
언중유골이라고 들어 봤나
그래도 쓸만한 말들만 모아 뀌어
팔찌도 하고,
목걸이도 하면
보석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속에
9월도 열 나흘이 흐른다
이제 또 중반을 넘어 후반을 뛰어야 한다
그리고
황혼을 넘은 2006년의 한 해를 고대하지 않지만
원하는 던,
원하지 않던 맞이해야 한다
서당봉
그 노적 쌓기를 위해...........
*2006. 1. 26 '서당봉' 블로그가 처음 문을 연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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