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2-또 하나의 행복

첫 눈(30)

goldenfiber 2011. 1. 12. 08:37

 

첫 눈



아직 가을이 남아 있는

핏빛으로 발한

단풍 꽃이 지기도 전에

당신이 찾아 왔습니다



거칠고 몹쓸

북쪽의 바람을 타고

사정없이 몰아치며


첫 사랑 노멘스의

메신저였던

부드러운 그대가


조용하고 사뿐한 걸음으로

몰래 왔다가 고즈넉하게

떠나갔던  모습과 달리



그러는

사정을 이제는 알았습니다


2008년 초 겨울에 찾아 든

IMF의 광풍이

당신을 그토록 야박하고

사납게 만들었나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다릴 줄 아는

눈꽃 장식한 당신의 부드러운

뒷 모습을 더 좋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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