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절골(17) 쇠절골 웃 복판과 아랫 복판에 봄 삐비 지천으로 널리면 자연산 껌이 입안 가득차고 앞산과 매봉재 황혼 빛 발할 때 지사리 겨울 날 나무 한 지게 가득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다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임자다 계곡 흐르는 물 막아 우리 만의 멱감을 풀장을 만들면 한 여름 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고..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4.22
이등병의 편지(16) 이등병의 편지 짧게 머리 깍고 출가 결심하여 5주간의 엄동설한 화천의 득도 또 5주간의 홍천의 득도 시간 아직 마음 정리되지 못하고 고향 쪽만 바라보는 것은 2년간 새 사람 되겠다고 다짐한 내 맘을 비우지 못한 탓일까 이름도 성도 모르는 횡성에서 오늘도 포신 실고 훈련장으로 향할 때 혹시나 우..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4.20
고부 어머니(15) 고부 어머니 경상도에서 태어나 멀리 전라도까지 시집오리라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학창시절 꿈꾸어 왔던 아이들 가르치는 길 이제 요원한 꿈이 되어 육신은 90을 향해 달리고 있다 아는 것이 많아 한시도 책을 놓지 못하고 연예계 소식이며 학생시절 익힌 일본어 실력이 아직도 녹슬지 않아 일본 ..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4.15
큰 누님을 위한 기도3(14) 큰 누님을 위한 기도 3 길도 제대로 없어 소 구루마* 길 따라 지사리서 형과 나는 걸어서 십 오리 쯤 주산 누님 댁에 갔었지요 주랏들과 가다리를 거쳐 구담리까지 가는 길은 가정 상비약처럼 손에 들린 나무 꼬쟁이로 검정 고무신에 들러 묻는 흙을 연신 떼 내어 가며 걸어가는 길이었지요 지사리에 없..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3.31
큰 누님을 위한 기도 2(13) 큰 누님을 위한 기도 2 누님 우리는 사랑하는 만큼 용서하고 눈물로써 사람을 감싸는 당신의 형제애를 배우고 싶습니다. 누님 열 마디 말보다 표정으로 수백마디 전하는 당신의 따뜻한 눈웃음을 보고 싶습니다. 누님 넉넉하지 않지만 마음만은 바다보다 넓은 당신의 자애로운 큰 가슴을 닮고 싶습니다..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3.30
큰 누님을 위한 기도 1(12) 큰누님을 위한 기도 1 주님! 이승에서 생 다하지 못하고 서둘러 길 떠난 저의 누님을 돌봐 주소서 비록 평소 주님을 흠숭치 않았으나 길 떠나기 전 주님 찾아 지난 세월 회개하고 자녀로 태어났사오니 주님의 가슴으로 안아주시고 긴요하게 쓰소서 어려운 시절 태어나 영육간 고생하며 긴 세월 살아 온..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3.22
부디 영면하소서(11) 부디 영면(永眠)하소서 세상에 이런 재변도 있습니까? 없는 살림 꾸리어 자식들 남혼여가 시키고 이제 편할 까 하늘도 무심하시지 열심히 살아 온 죄밖에 없는 당신을 데려 가시다니 검진한번 해보겠다고 걸어서 집 나선 지 석달 열흘 만에 거칠게 몰아쉬던 숨소리 뒤로 한 채 홀로 남은 인생의 반려자..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3.17
병상에 큰 누님께2(10) 병상에 큰 누님께 2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모습 전주에 있을 때 웃음 띤 얼굴로 ‘동생들 귀찮게 해서 어쩌나’ 하더니만 대전병원에서는 막내 동생도 알아보지 못하고 거친 숨만 쉬며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당신 3주전 막내 동생 얼굴 보고 복받쳐 오른 설움에 눈물 흘리시던 호두같은 얼굴이 오늘..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2.25
병상의 큰 누님께 1(9) 병상의 큰 누님께 1 요 며칠간 매섭게 울던 추위가 사람들의 움직임 더디게 하던 기축년 정월 초파일 꿈자리 뒤숭숭하더니 누님의 반갑지 않은 소식 전하려 그런 모양입니다 늘 어머니처럼 옳 바른 삶 가르쳐 주시던 따뜻한 큰 누님 명절 때이면 훌쩍 큰 손주들 앞세우고 웃는 낯, 인자한 표정으로 친..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2.23
아들의 귀환(8) 아들의 귀환 아들이 돌아 왔다 2년 전 삭발하고 강원도 산사로 자진출가 했던 그 아들이 102보충대 눈물바다 장정소포에 싸서 보낸 눈물보따리 자식과 부모의 정리가 이러는 것인가 면회 한번 못가고 사식 한번 못 넣어주고 파계(破戒)의 날이 온 것이다 작대기 하나 달고 고생한 자식 생각하면 눈물이 .. 시집2-또 하나의 행복 2010.02.19